본 리뷰는 2019년 인사미술공간에서 진행된 《링, 동그라미를 가리키고 사각을 뜻하는》(기획: 정희영, 2019.08.23 - 10.26.) 전시 사후 도록에 실릴 리뷰를 청탁 받아 작성된 원고이다.
기획자와의 협의를 통해, 기획 의도를 가장 잘 나타내는 동시에 작품 이미지의 외형이나, 중심 소재로 인해 가장 오독되기 쉬운 두 작가의 작품(김무영, 이의록)을 두 축으로 삼아 전시의 의미를 되짚은 글이다.
실 진행 상 문제로 위 전시의 도록은 발간되지 못했으며, 기획자의 동의를 구해 필자 홈페이지에 전문을 싣는다.
(The full English text is below.)
우리는 이제 번개와 천둥과 소나기를 잊은 지 오래다. 마치 바다의 물방울이 태풍을 두려워하지 않듯이. 1)
곽노원
당신이 당신과 똑같이 자멸할 운명에 있는 무고한 군중 사이를 헤치며 끌려갈 때면, (...) “나는 체포되고 있다! 변장한 악한이 사람을 잡아간다! (...) 수백만에 대한 제재가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외쳐대야 하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거리거리에서 이런 외침을 들었다면, 우리 동포들도 증오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2)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자신과 수백만에게 되풀이되며 그들의 생애를 제끄3)의 처참한 삶으로 끌어내렸던 억센 손아귀의 첫 순간을 돌이키며 위와 같이 울부짖는다. 왜 우리는 푸른 제모의 억압에 저항하지 않았는가, 왜 구조적 폭력에 흠을 낼 수 있는 저항을 즉시 행사하지 않았는가. 폭력의 거센 파동이 한 사람을 휘감을 때의 무력감에 더해, 솔제니친은 자신이 25년의 세월을 감내한 이유가 거대한 권력에 균열을 가할 반격의 외침을 위해서였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그가 우리 시대에 되살아온다면, 즉각적 반항의 일갈이든 혹은 인고의 세월을 거쳐 곰삭힌 반론이든 내놓지 못한 채, 어쩌면 이번에는 영영 침묵을 지키지 않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가 행사할 저항의 몸부림은 수많은 ‘외침’에 묻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목도했던 것과 같은, 거대한 권력이 행사하는 구조적 폭력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명백하게 비윤리적이고 일방향적인 힘의 행사는 ‘욕망’을 매개로 자신의 외형을 수많은 개인들의 일상-모든 개별적 동기와 행위들-의 윤곽에 포개는 데에 성공했다. 힘은 여전히 하나의 방향성을 갖고 작동하지만, 개인들의 형태로서만 산발/분절적으로 가시화된다. 따라서 솔제니친과 같이 비윤리적 폭력을 민감하게 인지하고 또 그것에 저항하고자 하는 용감한 외침은, 안타깝게도 수많은 소리에 묻히거나 특정한 ‘동포’들의 증오심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솔제니친이 그토록 간절히 행할 것을 바라던 외침은 이제 실성한 이의 혹은 관심종자의 흔한 몸부림으로 치부되거나 혹은 ‘푸른 새’ 견장4)을 단 의사-공론장의 짹짹거림 속에서 수많은 폭력 중 하나로 이름 붙여져 끊임없는 혼동을 자아낼 것이다.
폭력에 대한 외침이 대상을 찾지 못하고 무수히 많은 ‘폭력’의 하나로 뒤섞이는 이 시대에서 <링, 동그라미를 뜻하고 사각을 가리키는> 전시는 어떠한 폭력을 변별해내어 이야기하고자 하는가? 혹은 폭력에 대해 무어라고 더 이야기할 것이 남았는가? 기획자는 전시 서문에서 “저마다 자기만의 고유한 삶이 있다고 할 때, 반응하거나 이입하게 되는 폭력이 다를 것이다. 전시는 (...) 일상에서 작가가 폭력에 다가서게 되는 순간을 조망한다”고 밝힌다. 만약 전시가 폭력의 다양성을 말하고, 개별자인 작가들에 의해 포착된 폭력의 이미지들을 모아 그 모양을 그러쥐려하는 것이라면 무한한 다각의 외형을, 원형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시의 제목이 그렇듯 전시의 방향은 사각의 ‘링’을 가리킨다. 물리적 힘의 맞교환을 알리는 종소리로부터 연원한 폭력의 영토. 마지막 종이 울리기까지 퇴장을 가로막고, 매 종소리마다 힘을 가다듬는 사각의 변이 존재하는 규칙의 장. 혈투 끝에 승패가 가려지는 냉정한 장. 일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이 합의된 폭력의 장을 경유하여 전시는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가. 필자는 전시 내에서도 가장 오독되기 쉬운 작품들을 경유해, 전시가 제시하고자 하는 링과 그 위에 올리고자 하는 것을 가늠해보려 한다.
전시장의 지하층에 놓인 이의록의 <라그랑주 포인트>는 폭력의 다각성을 과학적 논리에 빗대는 일종의 수사로 오독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나, 동시에 링의 지반을 적확하게 그려내는 작품이다. 우리는 쉬운 독해를 작동시키기 이전에, 작가가 과학자들의 입을 빌어 중력과 중력파에 관한 과학적 사실들을 상세하고 친절하게도 풀어내는 이유를 초반부에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우리가 발을 붙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영토의 중력 그리고 달과 태양 등 인접 천체간의 중력이 겹쳐 상쇄되는 힘의 중립지점에 서있다는 것은 어떠한지 작가는 의문을 던지고자 한다. 다만 라그랑주 포인트에서 거대한 힘들에 걸려들지 않고 관찰할 수 있다는 관조적 평화로움을 얻을지 혹은 어느 방향으로든 끌려갈 수 있다는 유보적 불안감에 휩싸일지는 상상만이 가능하다는 작가의 말은 반어에 가깝다. 너무 많은 ‘폭력’들이 자아내는 촘촘한 동시대 시공간의 망에 위치를 점한 우리가 종종 스스로의 벡터를 가늠할 때 도출해내는 결론이 이러한 관조와 유보의 동시적 지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의 의문은 라그랑주 포인트가 어떠한 상태인지를 묻는다기보다는 우리가 과연 폭력들의 라그랑주 지점에 정말로 서있는가를 자문하는 되물음에 가깝다. 영상의 후반부에 작가가 자답하듯이, 중립의 지점에 서있다는 흔한 착각은 중력의 중립지점 역시 다른 천체의 간섭이나 중력파에 쉽게 뒤흔들리듯 어떠한 무게를 가진 힘, 기억에 의해 쉽게 와해된다. 중력이 시공간을 휘고 중력파가 무서운 투과성으로 3차원 시공간의 존재들에게 왜곡적 시각을 유발하듯이, 기억은 여기와 저기를 연결하며 그것이 빨아들이는 이미지들에 절곡을 부여한다. 중력파 측정이 중력들의 충돌에 의해 발생한 보이지 않는 힘을 가시화시키려는 노력인 것처럼, 기억의 무게로 휘어진 어떤 근원적 이미지를 찾아내고자하는 작가의 노력은 힘이 이미지에 새겨둔 굴곡 자체를 그려내는 일과 동일하다. 희미한 섬광에 빠져들지 않고 마침내 내놓는 영상의 마지막 이미지에는 작가가 수행한 측정의 값이 놓여있다. 그 결과는 결코 잔잔해질 새 없이 뒤흔들리는 물과 더불어 물의 아래와 위 그리고 고정된 렌즈 너머를 진동시키는 파동, 파도의 이미지다. 이 유비는 폭력의 다각성의 사각(死角)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기보다는, 비가시적인 기억들/힘들에 의해 쉴 새 없이 태질쳐지고 있는 우리의 상태를 지적하는 것이다. 작품이 펼쳐놓는 전시의 지반은, 누구도 힘의 파동 위에 놓여있지 않다고 말 할 수 없기에, 우리 역시 하나의 폭력이 되는 동시에 다른 폭력과 부딪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사각의 링은 모두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서로의 힘의 크기를 가려내는 장일뿐인가? 더 많이 때린 사람이 패자가 되는 역의 규칙이 지배하는 곳이 링이 라는 장인가? 그러나 링의 지반이 파도로 비유된 이유는, 파도가 힘의 흐름에 따라 언젠가 해변에 다다라 파랑으로 부딪치기 때문이다. 이의록의 파도가 부서지는 곳은 지반에 함께 놓인 김무영의 <각인된 감각들>이다. 영상의 목소리는 색 바랜 이미지들을 추궁이라도 하듯 그들에게 각인되었던, 그들이 각인되었던 이념의 역사를 되씹는 최면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반추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이념이란 포장이 퇴색된 이후에도 여전히 기념비를 장악하고 있는 권력의 흐름이다. 이념적 웅변의 장이었다가 재조직된 이미지들의 배포처에서 관습적 의례의 선전지이자 물류의 임시 집결지로 변화한 건축물의 용도 변환을 목소리가 읊는 것은, 권력이 숙주들을 전염시키고 대상들을 집결하여 자신들을 (재)배포하는데 사용한 변이형들을 나열하는 일과 같다. 변이의 외형들이 띄는 개별성을 걷어내고, 공통 요소만을 추린 접점에는 운동장이 있다. 권력의 행사가 진행될 높은 단과 대상들을 집결시킬 너른 터를 지닌 운동장과 관련된 역사 속 폭력이 끄집어 올려진다. 지나간 폭력을 소환하는 일은 재현의 이미지들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재현의 이미지가 갖는 결핍성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명제로 넘어서서 폭력의 정체를 그러쥐려 한들, 폭력이 제각기 상충하는 모습으로 기록되어있다는 문제가 남는다. 그 이유는 영상의 목소리가 증빙하듯 이미지가 어떤 힘, 여기에서는 이념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소리는 대척적 이념들에 의해 구성된 상반된 이미지를 들여다보길 권유하며, 그 속에 사로잡힌 공통 대상이 있다는 사실을 짚어낸다. 대상은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교묘한 에스피오나지의 이중적 존재로 그려져 있다. 적어도 여기에서는 (감히) 그 대상이 여성이거나 남성인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권력이 자신이 행사한 폭력의 오명을 뒤집어씌울 먹잇감을 선택할 때는 그 대상이 누구인지는 크게 중요치 않기 때문이다(물론 특정한 대상들이 권력의 유지에 보다 ‘도움’이 될 때 손쉬운 먹잇감, 즉 특정 대상의 범주에 속하지 못한 타자들만이 징표를 지속적으로 부여받게 된다). 이미지들에서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되거나 피해자의 멍에를 쓰고 있는 공통된 대상들을 재현하는 방식을 들여다볼 때에야 권력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거짓 용의자를 만들고자 애쓴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는 점이 중요하다. 따라서 “나의 목소리는 나의 손과 입과 눈을 보여줄 수 있지만, 이것은 나의 목소리가 아니다”라는 자백은 이미지가 대상을 재현하는 데에 무조건적 면책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상의 재현 방식의 문제성에 가려있던, 권력이 행하는 폭력의 분배를 잡아내야한다는 곡언이다. 우리가 이미지가 재현하는 폭력을 통해서만 폭력의 주체를 잡아낼 수 있다는 가정은, 우리는 폭력을 실행하거나 폭력이 가해지는 대상들을 보겠다는 이야기가 아닌 그 너머를 보아야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링을 비추는 스포트라이트 너머, 흥분하는 관객들 너머, 판돈을 그러쥐기 위해 혈투를 조직한 보이지 않는 손아귀들을 바라보라는 말과 고작 전시는 동일한가. 혹은 링은 권력이 교묘하게 조직해둔 폭력의 이미지들을 투과해 바라볼 혜안을 모두가 갖추라는 교훈적 연단인가? 반공영화가 선사하는 빨갱이들의 잔혹함에 맞서 싸운 국군들의 희생과, 자신의 얼굴을 열사의 얼굴과 나란히 두고 기득권 보존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던 정치적 구호를 열변하는 한 노인의 모습이 병렬되며 시작하는 <유튜브 스타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양상을 재확인시키는 듯하다. 혹은 반공영화 속에서 이미지화 된 폭력과, 노인의 선동적 어구는 그들이 타겟으로 삼는 특정한 이념을 혹은 그들이 기반하고 있는 특정한 이념을 하나의 명백한 폭력으로 수렴시킬 것처럼도 보인다. 하지만 당파적 오명을 난사하는 유튜버의 모습이 동료의 죽음에 분개하며 자동소총을 긁어대는 국군의 이미지와 오버랩 되며 시작되는 것처럼, 작품이 건져 올리는 폭력의 이미지들은 (노 유튜브 스타의 말을 빌어) 하늘 저 멀리에서 뒤엉켜 교전하는 비행기의 전투처럼 각기의 정당성을 식별할 수 없이 혼란스럽게 뒤섞인다. 예컨대 서두를 여는 국군의 영웅적인 모습과 한패가 되어 빨갱이의 폭력을 고발하는 폭력(의 이미지)들은 종교인에게마저 총부리를 겨누는 간첩, 음흉한 당 간부, 줄지어 세운 채 혹은 무차별하게 끌고 넘어뜨리며 진행되는 처형이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는 국군의 총탄에 스러지는 노파, 웃으며 고문을 가하는 요원, 등 뒤에서 매정하게 당겨지는 미제 권총, 북한군 옷을 입고 묶어둔 빨갱이를 욕보이는 특임대라는 반대편의 이미지들이 뒤엉켜 있다. 김무영이 개별적 논리에서 분리시켜와 서로 ‘맞’붙이는 이미지들 속에서 폭력 역시 각기의 피아식별기를 상실한 채 비로소 스스로의 비윤리성을 드러낸다. 동시에 폭력의 행위가 전달하는 잔인성 앞에 불러 세워지는 것은 이미지를 엮어 권력 자체와 권력이 포섭시킨 대상들을 총살대 앞으로 호출하려했던 권력(들 간)의 작용이다. 교전하는 이미지 사이에 끼어들어 있는 노인의 지리멸렬한 일상과, 시린 무릎을 끌고 ‘구국’이라는 감당키 어려운 명제 앞에 광장을 활보하는 노년들을 보라. 이들은 이념의 논리가 묶어낸 반공 영화의 이미지들에 세뇌된 피해자이며, 동시에 경험적 차원에서 스스로 정당화시킨 이념의 폭력에 종사하는 가해자인 이중적 존재로 구속되어 있다. <각인된 감각>에서의 짝패적 대상들이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인 것이 중요치 않았듯, <유튜브 스타의 관점에서>도 역시 중요한 것은 그들의 관점에 각인된 권력의 흔적이다.
난삽한 독해의 끝에서, 그래서 전시가 이야기하는 ‘링’은 어떤 곳인가? 다시 돌아와, 솔제니친은 수백만의 피가 루비얀까(Лубя́нка)5)에서 중간형무소로, 징벌 감방으로, 영하의 유형지로 흘러갔던 굴라크의 방대한 수로를 치밀하게 발굴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권력이 파놓은 이미지라는 수로의 흐름을 따라 결국 대해 위로 쓸려와 있다. 폭력의 망망대해에서는 일렁이는 표면으로 숨어든, 권력의 뿌리와 결절을 끄집어내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전시는 더 이상 불안한 도피감에 젖어 권력의 흐름을 수색해내는 행위를 유보하거나 관조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직시한다. 따라서 전시는 일렁거리는 링의 지반 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후퇴할 수 없는 사각의 로프를 세운다. 짝패적 작품들이 부딪히며 경종을 울리는 링 위에 올라서는 선수들은 폭력을 재현하는 이미지들이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해 서로 다른 색깔의 이미지라는 유니폼에 둘러싸인 우리다. 우리가 바로 이미지를 구속하는 힘의 대리자이며 힘에 의해 이미지로 구속되는 제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곳에 올라선 이상 서로에게 유효타를 날려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타격은 서로를 쓰러트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기획자의 인용처럼 각자가 서있는 사각의 한 구석에서 “서로를 의심하고 죽음에 이르도록 증오할지라도” 우리는 적이 아니다. 우리가 입은, 우리에게 입혀진 갑옷을 탈피시키기 위해 서로에게 선사하는 “이 (진실의) 쓰라림은 적수가 아닌 친구가 전하는”6) 통각이다. 동시에 둘의 결투가 난전이나 교착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흑백’이 뒤섞인 옷을 입은 심판으로서의 이미지여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심판이 들어 올리는 것은 승자의 손도 쓰러진 패자도 아닌 탈각된 폭력의 외피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외피의 형태 자체에 시선을 뺏기지는 말아야 한다. 언제나 신앙으로 이념으로 자본으로 힘의 위장은 변화하기 때문이다. 외피의 그림자, 갑옷을 주조한 틀, 이미지의 테두리에 남아있는 미세한 요철이 ‘링’ 위에서의 “포기하지 말아야할 여정”의 끝에 우리가 마주해야할 것이다.
링은 열렸다. 남은 문제는 하나다. 모두가 이곳에 올라있다는 사실을 알릴 ‘링’을 어떻게 끊임 없이 울릴 것인가.
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솔제니친 단편집』김학수 (정음사, 1982), 222.
2)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수용소군도1』김학수 (열린책들, 2017), 41-42.
3) 러시아어로 수인을 가리키는 은어
4) 스탈린 치하 방첩 및 정치 숙청, 국내 치안과 교정시설을 담당하던 내무인민위원회(NKVD) 소속 요원들은 특유의 푸른색 제모와 제복을 입었다.
5) 모스크바 시내 루비얀까 광장의 한 가운데 놓여있는 NKVD(후신인 KGB와 FSB)의 건물을 이르는 속칭. 해당 건물은 본부의 역할과 동시에 취조 및 연계를 위한 형무소로 기능해왔다.
6) Aleksandr I. Solzhenitsyn, “A World Split Apart”, National Review, July 7 1978, 836.
As for us, We forgot to be afraid of lightning, the thunder, and the downpour, just as a droplet in the ocean has no fear of a hurricane 1)
T]hrough a crowd of hundreds of just such doomed innocents as yourself … [y]ou really can and you really ought to cry out—to cry out that you are being arrested! That villains in disguise are trapping people! … That millions are being subjected to silent reprisals! If many such outcries had been heard all over the city in the course of a day, would not our fellow citizens perhaps have begun to bristle? 2)
Aleksandr Solzhenitsyn cries out, recalling the first moment those rough hands dragged him into a life of a zek 3), like the experiences of millions of others. Why didn’t he resist the oppression of the bluecaps? Why didn’t we immediately resist to weaken structural violence? Along with the powerlessness that one feels amidst the strong tides of violence, Solzhenitsyn reveals that he persevered for twenty-five years to wage a counterattack against an immense power. Should he return to our times, however, he may have no choice but to keep his silence, unable to express immediate resistance or weathered counterarguments. It is because his gestures of resistance would be drowned in countless “cries.” We can no longer easily see the structural violence exerted by immense powers like the one he witnessed. Utilizing “desire” as a medium, the unequivocally unethical and uneven use of power successfully hid its appearance behind the silhouette of the everyday of countless individuals, from their motivations to their actions. While power still works in a single direction, it is only made sporadically and fragmentally visible through the individual. As such, brave cries—like that of Solzhenitsyn—against unethical violence unfortunately wash away in the noise or instigate animosity from their “compatriots.” Solzhenitsyn’s desperate pleas would now be considered a madman’s cry for attention. Lost in the chirpings of blue epaulettes 4), his cries will merely fold into countless instances of violence and devolve into infinite chaos.
At a time when cries against violence lose their target and blend into other forms of violence, what violence does “Ring: a Circle and a Square” attempt to identify and discuss? What more is there to say about violence? The curator states, “individuals with unique lives will react to and empathize with different forms of violence. The exhibition surveys different everydays in which the artist approaches violence.” If the exhibition attempts to express the various violences and grasp them through the images of individual artists, it has to present a shape of infinite angles, a circle. The exhibition, however, points to the square in a ring, a territory where original violence is exchanged physically at the sound of a bell. A space of rules that blocks the exit until the last bell dings, and forces those in it to renew their strengths in the corners at every bell. A cold-hearted place that determines its winner after bloody fights. What does the exhibition attempt to describe through this unusual space of agreed-upon violence? Through works that easily lend themselves to misreadings, I aim to read the exhibition’s ring and what goes on it.
Though it can be misread as a form of investigation that likens violence to scientific logic, Euirock Lee’s “Lagrange Point” on the basement level is a work that accurately paves the foundation of the ring. Before we reach an easy comprehension, we need to remember why the artist kindly explains the scientific facts of gravity and gravitational waves through the words of scientists. The artist questions what it means to stand at a point in which forces—from the gravitational pull from the land we inevitably stand on to other gravities of the moon, the sun and other planetary bodies nearby—cancel each other out. It seems almost ironic that the artist states that we can only imagine whether Lagrange Point will yield observational peace free from immense power, or the anxiety of deferment that we do not know which direction we will soon be pulled towards. It is because we estimate our own vectors while standing on the net of space-time woven by violence and the resulting point is one of both observation and deferment. Thus the artist’s question is closer to a self-directed question on whether we are really standing on the Lagrange Point of violence, rather than asking what state Lagrange Point is. As the artist answers his own question towards the end of the work, the usual delusion of neutrality collapses through weighted strengths and memory, just as interferences or gravitational waves of other heavenly bodies easily disturb the point of gravitational neutrality. As gravity bends space-time and distorts the perspectives of 3-dimensional beings through tremendous penetrability, memory connects here and there and refracts the images it absorbs. In the way that measuring gravitational waves attempts to visualize the invisible force of gravitational collision, the artist’s efforts to seek the original image bent from the weight of memory equates to the act of painting the bend that power inscribed on the image. The last image of the work resists faint lights and presents the artist’s measurements. It is an image of fluctuations and waves that cannot be calmed, that swells over and under water, and beyond the stationary camera lens. Rather than emphasizing the blind spot of multifaceted forms of violence, this analogy points to our condition thrashed hither and thither by invisible memories and forces. The work then establishes the foundation of the exhibition as the fact that we, too, are implicated in violence and crash into other forms of violence, as we all exist atop the waves of force.
Then is the angular ring a space that determines the magnitude of power under the assumption that everyone exerts violence? Is it a place of inverted rules in which one who throws more punches loses? However, the ring stands on the foundation of waves because waves follow the flow of force and ultimately crash onto the shore. Where Euirock Lee’s waves crash into is another point on the same foundation, Mooyoung Kim’s “Inscribed Senses.” As if interrogating the yellowed images, the voice of the work leads us through the hypnosis of retracing the history of ideology inscribed in those images. What the rumination reveals is the flow of power that still adorns monuments even after the facade of ideology disintegrates. For a voice to announce how an architectural structure changed its purpose—from a forum for ideological speech, and a distribution center of reorganized images to a propaganda center for customary formality and a temporary depot for subjects—is to enumerate the variants that those in power used to (re)distribute themselves by infecting hosts and concentrating objects. When we skim off the individuality in the outward appearances of variants and bring the commonalities together, we come to a schoolyard. A schoolyard, a podium of power and an empty space to assemble subjects, echo historical incidents of violence intertwined with the space. Summoning past violence begins with representing through images. Yet the problem remains; the clause “in spite of” may help us grasp the identity of violence by overcoming an image’s lack, the records still demonstrate violence as contradicting one another.
It is because an image is subject to power, in this case, an ideology, just as the voice in the work evinces. At the same time, the voice suggests that we look into an oppositional image resulting from diametrically oppositional ideologies, and point to the common figure. The figure is both the perpetrator and victim, a dual figure of surreptitious espionage. At least here, (we can dare to state that) it is not a huge issue that the figure is male or female. It is because the identity of the subject does not matter when power selects its scapegoat to take the fall for violence (when specific subjects, such as those on the margins of established identities, lend themselves easily to the perpetuation of power, they become marked targets as easy prey.) When we examine how images represent overlapping figures of perpetrators and victims, we can finally reveal the ways in which power attempts to create false suspects for its actions. As such, the revelation, “my voice can show my hands, mouth and eyes, but this is not my voice,” does not offer an unconditional immunity for an image to represent a subject. Rather, it is a roundabout call to move beyond the image’s problematic methods of representation to reveal the uneven distribution of power that lurks behind. To suppose that we can capture the agent of violence only through an image’s representation of violence, is to argue that we need to see beyond the perpetrator or victims of violence.
Could the exhibition be likened to stating that we should look beyond the spotlight on the ring, and beyond the enthusiasm of the audience to see the invisible hands that rig the bloody fights for profit? Or is the ring a podium for a cautionary tale that we should all grow the wisdom to see through the images of violence that power skillfully hides? “From a YouTube Star’s Perspective” seems to reaffirm this. The work begins with a juxtaposition; on one hand lies an anti-communist film’s portrayal of the sacrifices soldiers made to fight the brutalities of the commies, and, on the other, an old man regurgitating political slogans of the ruling class while drawing a parallel between the face of a martyr and his own. Violence settled in images in the anti-communist films and the old man’s propagandic statements seem to establish their target or foundational ideologies as a clear case of violence. Just as the work begins with a juxtaposition of the YouTuber sputtering partisan claims with a soldier spraying an automatic rifle in anger from his comrade’s death, the images of violence, to borrow the YouTuber’s words, disorientingly blend together like fighter jets midair in battle and makes it impossible to identify the justification for each side. For instance, the (images of) violence denouncing commies that side with the heroic images of a soldier is a form of an execution of a spy who aims his gun even at a religious devotee, a treacherous party member, and an execution in an orderly line, or in indiscriminate dragging of bodies. However, mixed in between are oppositional images: an old woman disappearing with the bullet from a South Korean soldier; an agent torturing his subject with a smile; an American pistol with its trigger heartlessly pulled against someone’s back; and special forces, dressed in North Korean fatigues, humiliating commies. In the images separated from individual logic and cast against one other, violence loses its ability to identify combatants and reveals its immorality. At the same time, to be called to face the brutality of violence is the work of authority that attempts to weave together images to line up authority itself and those converted to it in front of a firing squad. Look at these images of old people’s incoherent everydays folded between images of battle, and old generations with withering knees occupying public squares under the slogan, “save the nation.” They are the dual figures as victims of anti-communist films and their ideologies, and as perpetrators who self-justify these ideologies and exert ideological violence. Just as it was insignificant whether the accomplice was a perpetrator or a victim in Inscribed Senses, what is important in From a YouTube Star’s Perspective is the vestiges of power inscribed in their perspectives.
At the end of dense readings, I ask, what is the “ring” that the exhibitions discuss? To return to the opening of the essay, Solzhenitsyn excavated the expansive canals of gulags through which the blood of thousands flowed from Lubyanka 5) to midway prisons, to punishment cells, and eventually to freezing lands of exile. However, we are now in the open ocean at the end of images, the canals of power. In the open ocean of violence, it seems impossible to uncover the nodes of the roots of power that snuck onto the swelling surface. Yet the exhibition recognizes that we can no longer hide behind the anxious escapism and passively watch or delay investigations into the flow of power. Hence, on the billowing foundation of the ring, the exhibition sets up a rope in a square in an enclosure called “in spite of.” Against the din of paired-up works punching one another, the fighters in the ring are images representing violence. To be exact, it is us in differently colored uniforms called images. We are the delegates of power that detain images, and the sacrifices detained in images. Now that we are in the ring, we need to make the punches count. But our punches are not to K.O. one another. As the curator quotes, “even if we, at times, come to doubt each other and hate each other to death,” we are not enemies. This Pain “(of truth is) bitterness (…) comes not from an adversary but from a friend” 6) aimed at dismantling each other’s armor. At the same time, the image dressed in black and white must be the referee who ensures that the fight does not result in impossible scuffles or a stalemate. Finally, what the referee raises in the end is not the hand of the winner or the fallen loser, but violence’s shed skin. Yet we must not focus on the spotlight, on the shape of the skin, since power continues to shift through religious faith, through ideology and through capital. At the end of the “journey we cannot abandon,” we must face the shadow of the skin, the mold of the armor, and the tiny uneven edges of the image.
The ring is now open. Only one question remains. How will we continue to “ring” the bell to announce that we are all in it?
1) Aleksandr Solzhenitsyn, A Storm in the Mountains(translated by Michael Glenny)
2) Aleksandr Solzhenitsyn, The Gulag Archipelago, 1918-1956: An Experiment in Literary Investigation Vol.1,
3) зек , Russian slang term for a prisoner.
4) Under Stalin's rule, agents of the People's Commissariat for Internal Affairs (NKVD), who were responsible for counterintelligence, political purges, domestic security, and correctional facilities, wore distinctive blue caps and uniforms.
5) A colloquial term referring to the NKVD building (later the KGB and now the FSB) located in the center of Lubyanka Square in Moscow. The building has served both as the agency's headquarters and as a prison used for interrogation and detention.
6) Aleksandr I. Solzhenitsyn, “A World Split Apart”, National Review, July 7 1978, 836.